별, 별 이야기 "나의 하루"(1~5화) - (4화) 어느 괴짜 혜성의 방문

 안녕하세요? '독거놀인'입니다

, 별 이야기 "나의 하루"(1~5화)

(4화) 어느 괴짜 혜성의 방문.

"정해진 궤도를 이탈한 녀석이 나타났다! 꼰대 회사 뒤집어놓은 '돌아이' 혜성의 정체는?"


해님과 달님의 싸움 소동이 겨우 진정될 무렵, 회사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아니, 손님이라기보다는 불청객에 가까웠다. 정해진 궤도도 없이, 나타나고 싶을 때 나타나고 사라지고 싶을 때 사라지는, 우리 별들의 세계에서는 ‘이단아’ 취급을 받는 ‘혜성’이었다. 그의 이름은 ‘롱테일’. 이름처럼 아주 길고 화려한 꼬리를 자랑했다.

"안녕, 친구들! 이 답답한 곳의 공기는 여전하군!"

롱테일은 사무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소리쳤다. 별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경계의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정해진 궤도를 도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에게, 롱테일 같은 자유로운 영혼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다.

"어디서 굴러먹던 놈이야? 여긴 네놈이 함부로 드나들 곳이 아니야!"

시리우스 부장님이 고함을 쳤다. 하지만 롱테일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부장님 주위를 한 바퀴 휙 돌며 깐족거렸다.

"어이쿠, ‘꼰대’ 시리우스 님 아니십니까? 아직도 그 무거운 중력 잡고 계시네요? 그러다 허리 나가요~"

사무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통쾌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부장님에게 저렇게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롱테일은 잠시 우리 회사에 머물며 온갖 소동을 일으켰다. 서류 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블랙홀 커피 머신으로 이상한 음료를 만들어 먹고, 딱딱한 보고서 양식을 무시하고 그림으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부장님은 뒷목을 잡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젊은 별들 사이에서는 롱테일이 영웅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몰래 롱테일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기… 무섭지 않으세요? 저렇게 마음대로 살면… 언젠가 우주의 미아가 되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잖아요."

내 질문에 롱테일은 길고 아름다운 꼬리를 한번 휘날리며 웃었다.

"사라지는 게 뭐가 무서워? 어차피 우린 모두 언젠가 사라지잖아. 중요한 건 사라지기 전까지 ‘어떻게’ 사느냐 아니겠어? 

나는 정해진 길을 평생 맴도는 것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여행하다가 장렬하게 타오르며 사라지는 쪽을 택하겠어. 

그게 더 ‘나’다운 거니까."

그의 말은 내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띵하게 울렸다. 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나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낙오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 하지만 롱테일을 보니, 전혀 다른 삶의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꼭 모두와 똑같은 방식으로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정해진 깜빡임 주기를 살짝 어겨보았다. 나만의 리듬으로, 나만의 박자로.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아주 작은 일탈이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 어떤 별보다 밝은 빛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나의 생각!

사회가 정해놓은 ‘안전한 궤도’를 성실하게 따라가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때로는 길을 잃을 용기,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할 용기가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주기도 합니다. 인생은 정답도 없겠지만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거 아닐까요? 여러분의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가 보세요. 그 끝에서 여러분은 비로소 ‘진짜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도 이제 용기를 내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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