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록', 그렇다! 초록색이다.
우연히 귀엽고 눈이 초롱한 여자아이와 단아하고 포근해 보이는 아름다운 엄마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다름 아닌 나 '초록'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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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는 제가 무슨 색깔을 좋아하는지 알아요?"
이보다 쉬운 질문도 없겠다,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평소 좋아하는 취향대로라면 당연히 '핑크' 겠지 싶어 두번도 생각하지 않고,"글쎄, 분홍색?" 이랬더랬다.
그런데 이 녀석 또 한다는 말이 "엄만 딸이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아뿔사, 또 빗나갔나보다 안그래도 우리 따님에게 소홀했나 하는 미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에공 엄마가 또 틀렸네... 엄만 머리가 나쁜가봐, 만날 틀리기만 하네?"
오늘 분홍색 머리핀을 찔러 달래서 엄만 당연히 분홍색인 줄 알았찡... 근데 아냐? 그럼 뭘까? 아이, 어려워라 ㅜ.ㅜ
"음, 제가요, 분홍색도 쪼금 좋아하긴 하는데요, 지금은 초록색하고 연두색이 더 좋아요!^^"
그런데 이번엔 왠지, 좋아하는 색을 알려주고 싶어 서가 아니라 그 색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그 색이 좋아? 이유가 있어?"
당연하죠! 세상은 초록색이에요. 엄마, 초록색은 풀잎 색깔이잖아요, 제가 한반도 공룡책을 봤는데요, 초식 공룡은 풀만 먹잖아요, 그때부터 풀이 있더라구요.. 공룡은 아주 오래전에 살았는데 풀은 그만큼 나이가 많아요? 공룡보다 더? 그니깐 그때부터 초록색은 소중한 색이었던 거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식도 다 식물이예요
"저는 소고기 좋아하는데요 음메~, 소도 풀만 먹어요 그쵸, 엄마?"
그리고 신호등도 파란색일때 길을 건너자나요. 초록색은 안전하다는 표시인거 같아요. 그래서 나는 초록색이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좋아 할거예요.^^
앞뒤 서두 없는 말이긴 했으나, 아이의 마음이 또 한 번 들여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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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초롱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순수한 시선은 때로 어른들의 복잡한 사고로는 미처 닿지 못하는 깊은 진실을 비춰줍니다. '초록'에 대한 아이의 이야기는 단순한 색깔 선호를 넘어, 세상의 본질과 생명의 순환, 그리고 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나름의 해석!^^
. 시간의 흐름 속 변치 않는 가치: '영원성'과 '지속가능성'
아이의 질문은 "공룡은 아주 오래전에 살았는데 풀은 그만큼 나이가 많아요? 공룡보다 더?"라는 순진한 물음에서 시작됩니다. 이 질문 속에는 '초록'이 담고 있는 시간을 초월한 존재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공룡 시대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존재해 온 풀잎의 초록색은, 일시적인 유행이나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선 영원한 가치를 상징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가 좇는 빠른 변화와 소비주의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시간의 풍파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생명을 이어가는 것들임을 아이의 말이 보여줍니다.
. 생명의 근원과 공존의 지혜: '생명력'과 '상호의존성'
"초식 공룡은 풀만 먹잖아요, 그때부터 풀이 있더라구요..", "소도 풀만 먹어요 그쵸, 엄마?"라는 아이의 말은 초록색이 바로 생명의 근원임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모든 생명체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아래이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식물'의 색깔인 초록은,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의존적이라는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소가 풀을 먹고, 인간이 소고기를 먹는 자연의 순환은 초록색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작은 풀잎 하나도 전체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철학적 메시지입니다. '나' 하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진정한 '삶'이 가능함을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것입니다.
. 안정과 평화로움의 상징: '안전'과 '지혜로운 선택'
"신호등도 파란색일때 길을 건너자나요. 초록색은 안전하다는 표시인거 같아요. 그래서 나는 초록색이 좋아요." 아이는 초록색에서 안전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읽어냅니다. 이는 초록색이 주는 시각적인 편안함과 더불어, 우리가 삶에서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빨간색이 '멈춤'과 '경고'를 의미한다면, 초록색은 '나아감'과 '허용', 그리고 '안정'을 의미합니다. 삶의 길을 건널 때, 우리는 종종 눈앞의 화려함이나 즉각적인 만족에 이끌리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초록색'이 주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는 인생에서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고, 평화롭게 나아가기 위한 지혜가 바로 '초록'의 본질에 있음을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아이의 '초록' 이야기는 어른들에게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내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생명을 품고, 안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초록'처럼,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와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은 바로 우리 주변의 평범하고 소박한 것들 속에 숨어있다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여러분은 아이의 상상의 생각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