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별 이야기 "나의 하루"(1~5화) - (3화) 해님과 달님의 싸움에 등 터진 별.

 안녕하세요? 독거놀인입니다.

, 별 이야기 "나의 하루"(1~5화)

(3화) 해님달님의 싸움에 등 터진 별

 

"우주 최강 관종들의 싸움! 해와 달이 싸우면 벌어지는 일 (ft. 눈치 100단 막내 별)"


평화롭던 오후(별들의 시간 기준), 갑자기 온 우주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긴급재난문자’가 모든 별들에게 동시에 전송되었다.

'긴급!!' 태양-달 간의 의견 충돌로 인한 일시적 '주야 시스템' 오류 발생. 모든 별들은 즉시 자리에서 대기 바람.

"아니, 이게 또 무슨 일이야!"

사무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우리 은하계의 양대 산맥이자 사실상 ‘회장님’과 ‘사장님’ 격인 해님과 달님은, 아주 가끔씩 사소한 문제로 대판 싸우곤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애꿎은 우리 별들만 죽어난다고 했다.

"이번엔 또 뭐 때문이래?" "글쎄, 달님이 새로 산 ‘운석 귀걸이’를 해님이 못 알아봤다나 뭐라나…" "아이고, 회장님 눈치 없으시네! 사장님 삐치면 얼마나 무서운데!"

선배 별들의 수군거림에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리우스 부장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전원 주목! 지금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해님은 열받아서 평소보다 2배는 더 뜨겁게 빛나고 있고, 달님은 삐쳐서 아예 구름 뒤로 숨어버리셨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의 낮과 밤이 뒤죽박죽되고 말 거야!"

부장님의 말대로였다. 갑자기 낮이 되었다가, 순식간에 밤이 되기를 반복했다. 우리는 정신없이 출근과 퇴근을 반복해야 했다. 낮에는 너무 뜨거워서 숨고, 밤에는 달님이 안 계셔서 우리가 두 배로 빛나야 했다. 에너지 소모가 극심했다. 정말이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딱 맞았다.

"막내! 너 가서 상황 좀 보고 와!"

결국 이 위험한 임무는 나, 반짝이에게 떨어졌다.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님과 달님이 계신 곳으로 날아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엄청난 에너지의 충돌이 느껴졌다.

"내가 이글거리는 매력이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은은한 게 좋다니! 당신 변했어!" (해님의 외침) "흥! 당신이야말로 내 신비로운 모습은 안 보고 맨날 그림자 진 부분만 가지고 뭐라 하잖아! 관심이 식은 거지!" (달님의 반박)

나는 그 둘 사이에서 쩔쩔매며 외쳤다.

"저, 두 분! 진정하세요! 지금 두 분 때문에 저희는 죽을 맛입니다! 지구인들도 혼란에 빠졌다고요!" "뭐? 우리가 싸우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그때였다. 지구 쪽에서 작은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해가 너무 뜨거워서 농작물이 다 타버리겠어." "달이 안 떠서 밤길이 너무 무서워." "이러다 세상이 망하는 거 아니야?"

지구인들의 불안한 목소리에 해님과 달님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사소한 감정싸움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깨달은 것이다. 두 분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헛기침을 하며 슬그머니 화를 풀었다.

"…흠흠, 뭐… 내가 좀 심했지. 당신 귀걸이, 아주 잘 어울려." "…칫, 알긴 아네. 당신도… 오늘따라 유난히 멋지게 타오르네."

그렇게 우주의 평화는 다시 찾아왔다. 나는 녹초가 되어 회사로 복귀했다. 정말 피곤한 하루였지만, 한편으론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거대한 존재라도, 결국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가장 작은 목소리가 가장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의 생각!

나의 사소한 감정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파도가 되어 닿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나의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내 주변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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