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개미의 "나의 하루" (1~3화) - (2화) 낮잠, 예술이 되다!

 

🐜 놀개미의 " 나의 하루 " 🐜

(2화) 낮잠, 예술이 되다!



"개미는 잠자는 중, 깨우지 마시오! 여기가 극락인가, 지옥인가? 놀개미의 리얼 낮잠 체험기!"


"크으우하, 이 맛이지!"

나는 가장 햇살이 잘 드는 돌멩이 위에서 길게 하품을 했다. 등에서는 뜨끈한 온기가 느껴지고, 배는 아까 먹은 꿀방울 덕분에 든든했다. 

완벽한 낮잠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다. 내가 하는 낮잠은 단순히 잠을 자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치밀한 계획과 철학이 담긴, 그야말로 '예술' 에 가까웠다.

일단, 낮잠 스팟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도 안 되고,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도 안 된다. 개미들의 동선에 방해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열정적인 노동'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VIP석이어야 한다. 게다가 혹시 모를 천적의 습격에 대비해 언제든 도망칠 수 있는 '비상 탈출로' 가 확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모든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상당한 노동을 한 셈이었다. 

'휴, 역시 완벽한 게으름은 아무나 피울 수 있는 게 아니야!'

눈을 스르르 감자, 주변의 모든 소음이 멀리 사라졌다. "뚠뚠! 뚠뚠!" 개미들의 노동요가 자장가처럼 들려왔다. 

나는 꿈속에서 커다란 꿀방울 위를 둥둥 떠다녔다.

 꿀은 달콤했고, 방울은 부드럽게 흔들렸다. 마치 고급 리조트의 워터베드에 누워 있는 기분이랄까. '아, 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다...'

그때였다. 귓가에 쨍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놀개미! 여기서 대낮부터 주무시면 어쩝니까! 낮잠은 집에서 자는 거 아닙니까!"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망할, 낮잠 방해꾼! 눈을 떠보니 아니나 다를까, 개미대장 철인이었다. 그의 이마에는 여전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그의 발치에는 방금 물어온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나뭇잎 조각이 놓여 있었다. '저 양반은 뭐, 로봇인가? 잠시도 쉬지를 못하네!'

"크흠, 개미대장 철인! 자네는 아직 '낮잠의 미학' 을 모르는군! 낮잠은 단순히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네. 

그것은 '잠깐 멈춤'의 철학이자, '에너지 재충전'의 과학이라네!

 자네처럼 무식하게 일만 하다가는 번아웃 와서 조기 은퇴할 걸세!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는다네!"

나는 침착하게(?) 그를 설득했다. 그는 여전히 미심쩍은 표정이었지만, 이내 나뭇잎 조각을 어깨에 메고 다시 제 갈 길을 갔다. '쯧쯧, 불쌍한 워커홀릭. 내가 나중에 자네 은퇴하면 '낮잠 학교'라도 차려줘야겠군!'


나의 낮잠은 개미 사회에서 늘 논란의 중심이었다. 어떤 개미들은 나를 보고 혀를 찼다. "쯧쯧, 저 게으름뱅이 좀 봐라! 우리가 피땀 흘려 일할 때 혼자 낮잠이나 자고!" 어떤 개미들은 나를 보며 부러워했다. "아이고, 나도 저렇게 실컷 자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 마치 인간 사회의 '워라밸' 논쟁과 같았다. 일과 삶의 균형? 나는 삶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즐기기 위해 최소한의 생존 활동만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나의 존재가 이들에게 '대리 만족'과 '희망' 을 준다고 믿었다. '봐라, 너희들이 죽어라 일해도 저렇게 평화롭게 낮잠 잘 수 있는 개미도 있다! 너희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 뭐, 사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오후가 되자, 햇살은 더욱 따뜻해졌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몸은 개운했고, 정신은 맑았다. '이것이 진정한 '충전' 이지!' 나는 기지개를 활짝 켜고 어슬렁어슬렁 개미굴 입구로 향했다. 다른 개미들은 여전히 분주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어이, 놀개미! 자네는 뭘 그리 쌩쌩한가! 우리는 녹초가 됐는데!" 저 멀리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크흠, 그게 바로 '선택과 집중' 이라네! 자네들은 불필요한 노동에 에너지를 낭비했지만, 나는 오직 '삶의 질 향상' 에 집중했거든! 이게 바로 '게으름의 효율성' 이라네!"

물론 아무도 내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느림의 미학' 을 몸소 실천하는 '삶의 철학자' 였다 ㅋㅋㅋ.




저녁이 되자, 개미들은 하나둘씩 개미굴로 돌아왔다. 그들의 등에는 무거운 먹이가 들려 있었고,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나는 그들이 가져온 먹이를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음, 오늘은 저 꿀벌 다리살이 맛있겠군!' 나는 하루 종일 푹 쉬었으니, 저녁 식사는 마음껏 즐겨도 괜찮다고 스스로 합리화했다.

"충분히 쉬었으니, 이제 즐길 차례!" 

이것이 나의 인생 모토였다.식사를 마치고, 나는 개미굴 가장 시원한 곳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다른 개미들은 밤늦도록 내일의 먹이를 걱정하고, 집을 보수하는 일로 분주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왜 저렇게 불안해할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내일의 꿀방울이 떨어질 텐데!

삶은 생각보다 단순한데, 인간들은 너무 복잡하게 사는군. 

아니, 개미들도 너무 복잡하게 사는군.'나는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오늘도 완벽하게 쉬었다.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게으름을 피울까? 나는 기대감에 가득 찼다.

"게으름은 나태함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때로는 멈춰 서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나는 오늘도 나의 '놀개미' 인생을 완벽하게 살아냈다.


여러분의 삶에서 '낮잠의 미학'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혹은 '게으름의 효율성'을 경험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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