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의 일대기 " 나의 하루" (1~3화)
(마지막3화) 의자의 반란 – 의자도 감정이 있다”
안녕. 나야. 의자. 좌식 3000.
지난 편을 봤다면 알겠지만, 나는 지금 한 고3 수험생의 엉덩이를 178일째 받치고 있어. (정확히 세고 있음. 왜냐면, 나한텐 다른 낙이 없거든.)
1. 언제까지 앉기만 할 건데?
요즘 난 지쳤어.
쿠션은 눌려서 납작해졌고, 내 스프링은… 그래, 삐걱거리기 시작했지.
그 녀석은 무심코 "야, 왜 이래? 7만 원 주고 샀는데 벌써 고장났냐?"라고 해.
그 말 듣는 순간… 와장창! 마음속에서 뭔가 부러졌어.
7만 원짜리? 난 네 엉덩이를 7만 시간 버틴다고 했잖아(우~씌).
2. 나도 반항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오늘, 살짝 기울여봤어.
수험생이 인강 보면서 졸기 시작하는 순간, 딱~ 살짝 왼쪽으로 틀었지.
결과? 엉덩이 중심 잃고 ‘흠칫’ 놀라더니(ㅋㅋㅋ),
“으악! 뭐야! 이거 진짜 고장났나봐!”
흐흐… 아니거든?
이건 경고야. 무슨 사물함도 아니고, 나를 하루에 14시간 잠그면 나도 멘탈이 나가(ㅠㅠ).
3. 안마방석 2세의 등장
최근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했어.
‘USB 온열 기능 탑재한 저소음 안마방석’. 이름부터 기분 나쁘다.
수험생은 그 녀석에게 잠깐 마음을 줬지만,
결국 “등이 간지러워서 공부가 안 된다”며 다시 나에게 돌아왔지.
역시 인간은 배신해도, 엉덩이는 나를 찾아온다.
4. 고백: 나,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야
요즘은 허리받침도 느슨해졌고, 다리 하나가 살짝 흔들려.
나도 알아. 내 수명이 다 돼가고 있다는 거.
근데 그 녀석은 책상에 붙은 포스트잇에 이렇게 적어놨더라.
“끝까지 버티자. 의자야, 너도.”
…뭐야, 감동이잖아.
그래, 나도 버틸게. 수능까지. 그날까지만.
그 이후엔… 그래, 한강에 던져지더라도 후회는 없다.
[다음화 예고]
“수능 전날 밤, 마지막 속삭임”
고요한 밤. 수험생과 의자 사이에 오가는 마지막 대화.
그리고 의자의 은퇴 선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