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고양이(모카)의 "나의 하루 " (1~5화) - (1화) "소파 위의 철학자, 모카의 나른한 하루"

 게으른 고양이(모카)의  "나의 하루 "  (1~5화)


(1화)  "소파 위의 철학자, 모카의 나른한 하루"

나의 하루는 오후 3시에 시작된다

안녕. 나는 고양이 모카야.
이 집의 주인이고, 왕이며, 철학자고… 때론 인테리어 소품이기도 하지.

많은 인간들이 나에게 이렇게 묻지.
“모카야, 도대체 넌 하루 종일 뭘 하니?”

그래서 말인데—이 기회를 통해 말하고 싶어.
내 하루는 아주 체계적이고, 철학적이며, 무엇보다… 게을러ㅋㅋ

1. 오전은 존재하지 않아

아침 7시, 인간은 바쁘게 움직여.
알람이 울리고, 발소리가 바쁘게 오가고, 커피 냄새가 진동해.
하지만 나는 꼼짝하지 않아.
고양이 철학 제1조: ‘세상에 먼저 움직이는 자가 패자다.’(푸하하)

햇살 따위로 나를 깨우는 시도는 무의미해.
나는 단 하나의 신호만 기다리지.
‘사료 그릇에 뭔가 떨어지는 소리.’


2. 오후 2시 59분, 나의 전초기지

드디어 인간의 알람이 울리지.
이때 나는 슬쩍 꼬리 한 번 흔들고,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
이 집에서 스트레칭만큼 우아한 건 없어.
앞발을 길게 뻗고, 입을 하품으로 벌리고, 천천히... 느리게... 아주 느리게 움직이지.


그게 바로 나의 '기상식'.
참고로 인간이 “귀여워~”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철학적으로 외면한다.
감정의 유린은 반려동물로서의 자존심을 해친다구.


3. 3시 정각, 첫 식사

사료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딱!” 그 순간, 나의 눈은 번쩍 뜨이지.
인간이 정성껏 부어주는 사료를 바라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해.

“또 이 브랜드군…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의 밥이로구나.”

하지만 먹는다. 왜냐면 난 철학자니까.
철학자는 배고픔보다 우선하는 이상은 없다는 걸 잘 알지.


4. 식사 후 루틴: 소파로 귀환

소파는 나의 왕좌야.
사료를 다 비우고 나면, 나는 고요히 소파로 향해.
가끔 인간이 앉아 있으면?
“거기, 내 자리거든.” 하는 눈빛을 보내지.
99%의 인간은 눈치채고 피하지만, 1%는 계속 앉아 있어.
그럴 땐, 그 옆에 붙어 앉아 천천히 ‘몸통 밀기’를 시전하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이 집에서 힘은 말 없이 행사하는 거야.


5. 인간은 왜 그렇게 바쁜가?

인간은 늘 바쁘지.
PC 앞에 앉아 있고, 폰을 들고 있고, 나를 쓰다듬으려 하고.
나는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봐.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어.
“도대체 뭘 위해 사는 걸까?”
그리고 바로 뒤따라오는 결론.

“...아 맞다. 간식 줄 인간이잖아.”


6. 하루는 이제 시작이다

나는 오늘도 느릿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하루를 시작했어.
소파 위에 털을 한 움큼 흘리며,
“이곳은 내 구역”이라는 표시도 잊지 않았지.

모든 것이 완벽해.
모든 것이 나의 통제 아래 있어.
단 하나, 인간의 손톱깎기만 제외하고 말야. (그건 반칙이야.)


🐾 모카의 철학 요약

  • 세상은 오후부터 시작된다.

  • 밥이 있는 곳에 주권이 있다.

  • 귀여움은 무기지만, 절대 남용하지 않는다.

  • 게으름은 죄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이다.


🔜 다음화 예고

2화: "창밖 관찰가 모카, 새를 향한 깊은 사색"

새는 왜 날고, 인간은 왜 못 날까?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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