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고양이(모카)의 "나의 하루 " (1~5화) - (2화) “창밖 관찰가 모카 – 새를 향한 깊은 사색”

  게으른 고양이(모카)의  "나의 하루 "  (1~5화)

(2화) “창밖 관찰가 모카 – 새를 향한 깊은 사색

인간들은 흔히 나를 '게으른 고양이'라고 부른다.
그래, 맞다. 나는 확실히 게으르다.
하지만 그건 '무기력'과는 다르다.

나는 움직임 대신 관찰을 택했고,
소란 대신 사색을 선택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오후 4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

햇살이 창문을 비스듬히 가르고,
공기 중엔 '괜히 졸린' 에너지들이 떠다닌다.
그때, 나는 창가로 향한다.
인간의 표현을 빌리자면, ‘출근’하는 셈이지.

창문 틀 위에 올라앉은 나는 온몸으로 세상을 느낀다.
귀는 벌레 날갯짓 소리를 포착하고,
눈은 나뭇잎의 떨림을 추적한다.

나에겐 단 1mm의 움직임도 우주의 흐름이니까.


2. 새를 관찰한다, 그러나 먹진 않는다

가장 자주 보이는 건 작은 참새들이다.
지붕 옆 전선에 나란히 앉은 그들의 모습은
마치 아파트 옥상 회의에 모인 인간들 같다.

"재개발 들어온다던데, 우리 둥지 괜찮겠냐?"
"요즘 애들은 바닥에만 씨 뿌린다니까. 시대가 바뀌었어."

…나는 그들의 대화를 마음속으로 더빙해 본다.
물론 새들은 아무 말도 안 했지만, 그 침묵이 더 철학적이잖아?

먹고 싶냐고?
솔직히 말하자면…
한 번쯤은 가서 툭— 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나는 고상한 고양이다.
창밖은 먹는 게 아니라, 감상하는 거지.


3. 바람의 움직임을 읽는 고양이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면, 그게 내 기상캐스터야.
“오늘은 낮잠이 딱이겠구나”라고 속삭여주는 듯하지.
이게 바로 고양이의 기상청.

가끔 인간이 묻는다.
“너 그렇게 멍하게 창밖만 보면 재미있어?”

그럴 땐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넌 하루 종일 스크롤만 내리면서 재미있니?”

 

4. 졸음은 어느새, 사색을 덮는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철학이란 건 원래 무거운 것이니까.
사색은 졸음과 한 끗 차이야.

꼬리가 나른하게 축 늘어지고,
고개가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고…
이내 균형을 잃고 ‘퐁’ 하고 엉덩이가 내려앉지.
그럼 나는 일단 다시 일어난다.
왜냐고?
그래야 인간이 '귀엽다'고 간식을 꺼내거든.


5. 관찰은 끝났다, 아니 시작된 건가

세상이 오늘도 조용히 흐르고 있어.
새들도 날아가고, 해는 저물고,
인간은 퇴근하고, 나도 다시 소파로 돌아온다.

누군가는 말하지.
“고양이 하루는 참 단순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단순함 안에 모든 철학과 통찰이 녹아 있다는 걸.

그리고 오늘의 결론.

새는 날 수 있고, 나는 졸 수 있다.
세상은 공평하다.


🐾 오늘의 모카 철학 노트

  • 움직이지 않아도, 세계는 내 눈앞에서 움직인다.

  • 바라본다는 건, 소유보다 깊은 행위다.

  • 졸음은 철학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적이다.

  • 인간은 모른다. 창밖을 본다는 게 얼마나 지적인 일인지.


🔜 다음화 예고

3화: "집사 무시 대작전 – 나만의 권력 과시"

밥은 받는다. 간식도 받는다.
하지만 쓰다듬는 건… 허락된 자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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