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길 모퉁이 가로등의 "나의 하루"(1~5화) - (4화) 가로등 아래, 보이지 않는 희망의 싹

 

달동네 길 모퉁이 가로등의 " 나의 하루 "

(4화) 가로등 아래, 보이지 않는 희망의 싹


 "어둠 속에서도 생명은 피어납니다. 나의 네 번째 밤은 어떤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었을까요?"


내 네 번째 밤은 유난히 습하고 차가웠다. 낮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밤이 되어서도 그칠 줄 몰랐다. 빗방울은 내 낡은 전구에 부딪혀 '치익, 치익'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나는 빗속에서도 묵묵히 빛을 내뿜었다. 비는 모든 것을 씻어내는 듯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이 빗속에서도 폐지 줍는 할머니는 여전히 내 앞을 지나쳤다. 우산도 없이 비닐옷을 뒤집어쓴 채, 그녀는 평소보다 더 허리가 굽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발밑을 최대한 밝게 비췄다. 혹시라도 빗물에 미끄러질까, 낡은 종이 한 장이라도 놓칠까 염려되어서였다. 할머니는 젖은 손으로 내 기둥을 한번 짚고는, 희미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놈의 비는… 나 같은 늙은이 골병들게 하네. 그래도 덕분에 오늘 폐지가 더 무겁겠구먼! 돈이 더 되겠네!" 

그 말 속에는 절망 대신, 빗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낼 재치를 찾아내는 삶의 끈기가 담겨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그 위트에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했다.

그때, 저 멀리서 배달 청년 용식이와 그의 여자친구가 내게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우비도 안쓰고 헬멧만 쓴 채 빗속을 달려오던 그들의 얼굴에는 놀랍게도 눈물 대신 새로운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용식이는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우리, 헤어지자고 한 거 취소하자! 이렇게 비 맞으면서 달려 보니까…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알겠어! 이 비처럼 시원하게 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 

여자는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지난밤의 비극이 오늘의 희극으로 변하는 순간을 목격했다. 비는 이별의 눈물 대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세례가 되어주고 있었다. 내 빛은 빗속에서 다시 맺어진 그들의 손을 환하게 비췄다.


밤은 더욱 깊어지고 비는 거세졌다. 나는 내 빛이 흔들리지 않도록 애썼다. 그때, 웅크리고 잠들었던 길고양이가 빗소리에 깨어나 내 발밑 밥그릇으로 다가왔다. 어제 김 씨 아저씨가 몰래 넣어둔 사료는 빗물에 불어 있었지만, 고양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 삶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작은 위로와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로구나.'

새벽녘, 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빗물 고인 바닥에 내 빛이 반사되어 일렁였다. 그때 한 아이가 뛰어와 빗물 웅덩이에 종이배를 띄웠다. 어제 공을 차며 놀던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아이는 종이배가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고는 해맑게 웃었다. 

"야, 우리 배 타고 세상 끝까지 가는 거야!" 

나는 아이의 순수한 꿈을 비춰주었다. 비록 그 배는 곧 빗물에 젖어 가라앉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이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안겨주는 '희망의 배'였을 테다.

나는 빗속에서도 묵묵히 달동네를 비췄다. 비는 모든 것을 씻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폐지 줍는 할머니의 긍정,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의 용기, 그리고 빗물 웅덩이에 띄운 아이의 작은 종이배. 이 모든 것들이 비록 보잘것없어 보여도, 그 속에는 고단한 삶을 뚫고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과 희망이 있었다. 어쩌면 나는, 그런 작은 희망의 씨앗들을 비추기 위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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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여러분의 삶에 내리는 '비'는 무엇을 씻어내고, 어떤 새로운 '싹'을 틔우게 하나요? 당신은 그 빗속에서 어떤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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