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없는 빗방울의 "나의 하루 "(1~3화) - (1.5화삼천포편) 김빗방울의 비밀친구

안녕하세요? 독거놀인입니다.

우산 없는 빗방울의 "나의 하루 "(1~3화)

(1.5화 삼천포편) 김빗방울의 꼬질꼬질한 비밀친구

 


"김빗방울의 비밀 친구, 형광 연두색 열쇠고리! 그의 이름은 김먼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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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빗방울'. 아스팔트 위에서 빗물 파티를 즐기며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빗물 웅덩이에서 신나게 헤엄을 치다가 문득 낯선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머리가 형광 연두색인 작은 열쇠고리 인형이었다. 몸은 꼬질꼬질하고 얼굴에는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마치 세상의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그 인형이 신기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안녕? 너는 누구니?" 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인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실망해서 돌아서려던 찰나, 인형의 꼬질꼬질한 얼굴에서 작은 먼지 하나가 툭 떨어졌다.

 "아, 미안. 내가 좀 꼬질꼬질해서 그래." 인형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너, 너 말할 수 있어?!"인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내 이름은 김먼지씨야. 평소에는 어떤 사람의 손에 매달려 다니는데, 오늘은 특별 휴가 중이야."

나는 김먼지씨가 너무 신기했다. 나는 김먼지씨를 내 몸 위로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김먼지씨는 내 몸 위에서 빗물의 시원함을 느끼며 "캬, 이게 바로 휴가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나는 김먼지씨에게 물었다. 

"김먼지씨는 어떤 일을 하는데요?"

김먼지씨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음, 나는 사람들에게 '이름 없는 물건'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일을 해. 

사람들은 나를 그냥 열쇠고리 인형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김먼지씨라고 불리고 싶어. 그래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내 이름을 얘기해주지."

나는 김먼지씨의 말에 감동했다. 나도 빗방울들 중에서도 특별한 빗방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김먼지씨를 소중히 다루며 함께 도시를 여행했다.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서 낡은 신문지를 읽기도 하고, 공원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그러다 우리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한 남자를 보게 되었다. 남자는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힘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김먼지씨가 내게 말했다. 

"저 사람 좀 봐. 삶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니? 저 사람에게도 우리가 필요할 것 같아."

나는 김먼지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함께 힘을 모아 남자의 발밑으로 굴러갔다. 남자는 빗물 웅덩이에 발을 딛고는 흠칫 놀랐다. 나는 조심스럽게 남자의 신발 위로 튀어 올라 그의 손에 들려있는 서류 가방에 살짝 붙었다. 그리고 김먼지씨는 내가 튀어 오를 때 생긴 작은 물방울에 매달려 남자의 가방에 찰싹 붙었다. 남자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어? 이게 뭐야?"라며 신기해했다.

나는 남자의 가방 위에서 김먼지씨와 함께 속삭였다. 

"김먼지씨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힘들어도 포기하지 마세요!" 

김먼지씨는 나에게 "김빗방울, 너는 정말 대단한 친구야. 우산 없이도 이렇게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다니!"라며 칭찬해주었다.

남자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남자의 가방에 매달려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우리는 남자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갈 수 있었다. 나는 우산 없이도, 꼬질꼬질한 친구와 함께라면 그 어떤 모험도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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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때로는 가장 꼬질꼬질하고 볼품없는 존재가 우리에게 가장 큰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있어야 할 것'이 없다고 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산 없는 빗방울, 그리고 꼬질꼬질한 열쇠고리 인형처럼 말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세상이 아니라, 함께할 수 있는 작은 친구 하나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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