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 잠자리의 " 나의 하루 "(1~5화)
(2화) 그놈의 '날개짓'이 뭐길래.
"시속 100km로 날면 행복도 2배가 될까요?
잠자리들의 무한경쟁,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연못의 아침은 언제나 '속도 경쟁'으로 시작된다. 해가 중천에 뜨기도 전에, 젊은 잠자리들은 일제히 날아올라 연못 상공을 빙글빙글 맴돌기 시작했다.
누가 더 빨리, 더 높이, 더 현란하게 나는가.
그것이 오늘 하루의 서열을 결정하고, 더 좋은 사냥터를 차지할 권리를 부여했다. 인간 세상의 '출근길 레이스'와 다를 바 없었다.
"왕눈이! 오늘은 시속 몇 킬로미터까지 찍을 셈이냐? 나는 어제 신기록을 세웠다고!"
나의 라이벌 '제트'가 굉음에 가까운 날갯짓 소리를 내며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날개는 속도를 위해 불필요한 모든 무늬를 벗어 던져 앙상했고, 몸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인해 위태로워 보였다. 오직 '빠름'이라는 가치에만 매몰된 모습이었다.
연못의 젊은이들은 모두 제트를 선망했다. 그의 비행은 압도적이었고, 그가 차지하는 사냥터는 언제나 먹이가 풍족했다.
어른들은 '제트처럼 되어야 성공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나의 3만 개 겹눈에 비친 제트의 모습은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그는 주변 풍경을 감상할 여유도, 동료와 눈을 맞출 시간도 없었다. 그의 세상에는 오직 '앞'만 존재할 뿐, '옆'과 '뒤'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경쟁의 대열에서 살짝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비행했다.
시원한 바람이 겹눈 사이사이를 스치고,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의 윤슬이 3만 개의 낱눈에 각각 다른 그림을 그려냈다. 발밑에서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제트가 결코 보지 못할 세상이었다.
동료들의 비웃음이 귓가를 스쳤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때, 연못 가장자리의 거미줄에 걸려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는 어린 실잠자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속도 경쟁에 미친 잠자리들은 그 누구도 그 작은 비명을 듣지 못했다. 나는 즉시 방향을 틀어 거미줄로 돌진했다. 질긴 거미줄을 끊어내기 위해 내 날개 한쪽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마침내 실잠자리를 구해낼 수 있었다.
"고… 고맙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실잠자리의 눈망울에 비친 내 모습은 '가장 빠른 잠자리'는 아니었지만, 분명 '가장 멋진 잠자리'였다. 그 순간, 경쟁 대열의 가장 선두에서 날던 제트가 갑작스러운 돌풍에 휘말려 갈대밭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이 보였다. 무리한 비행으로 날개 근육에 경련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를 돌아보는 잠자리는 아무도 없었다.
경쟁에서 낙오된 자는 기억되지 않는 법. 그것이 연못의 차가운 법칙이었다.
나는 찢어진 날개를 이끌고 제트에게 다가갔다. 그는 흙투성이가 된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의 겹눈에는 당혹감과 함께 깊은 외로움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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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우리는 모두 더 빨리, 더 높이 날아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때로는 '함께' 날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날갯짓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주변의 풍경과 동료의 작은 신음 소리를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