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 잠자리의 " 나의 하루 "(1~5화)
(3화) '윙윙' 소문의 실체.
"3만 개의 눈으로도 속을 뻔했다! 연못을 뒤흔든 '가짜 윙윙'의 진실은?"
어느 날 아침, 연못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시작은 늘 그렇듯, 입이 가벼운 하루살이 떼였다. 그들은 연못 가장자리의 축축한 흙바닥에 모여앉아 윙윙거리는 소리를 퍼뜨렸다.
"들었어? 저 멀리 '어둠의 늪'에서 온 거대한 딱정벌레가 연못의 물을 전부 마셔버릴 거래!"
"뭐라고? 말도 안 돼! 누가 그런 소리를…" "아니야, 아니야!
그 딱정벌레는 우리 잠자리들의 날개를 모두 꺾어버릴 거래! 비행 금지령이 내릴 거라고!"
소문은 순식간에 연못 전체로 퍼져나갔다. 하루살이 떼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쏟아냈다. 그들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내용도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해갔다.
처음에는 "딱정벌레가 온다"였던 것이, 이내 "딱정벌레가 연못을 점령하고 잠자리들을 노예로 만들 것이다"로 변질되었다.
나는 갈대 줄기 위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내 3만 개의 겹눈은 하루살이 떼의 입에서 나오는 '말'뿐만 아니라, 그들의 떨리는 더듬이와 불안하게 흔들리는 몸짓까지 포착하고 있었다. 그들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아무런 검증 없이 퍼뜨리고 있을 뿐이었다.
"왕눈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우리 이제 비행도 못 하게 되는 거야?"
어린 실잠자리들이 겁에 질린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잠자리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몇몇은 이미 '어둠의 늪' 방향으로 피난 비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포는 빠르게 전염되었고, 합리적인 판단은 설 자리를 잃어갔다.
나는 조용히 날아올라 '어둠의 늪' 쪽으로 향했다.
하루살이 떼가 말하는 것처럼 거대한 딱정벌레가 연못을 향해 오고 있다면, 내 3만 개의 눈으로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해야만 했다. 수많은 잠자리들이 나를 말렸다.
"위험해! 소문에 따르면 그 딱정벌레는 엄청나게 포악하다고!"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소문에 휘둘려 도망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테니까.
'어둠의 늪'은 생각보다 평화로웠다. 그리고 그곳에는 딱정벌레가 있기는 있었다. 하지만 연못을 점령하러 오는 '거대한 딱정벌레'가 아니었다. 늪 가장자리의 작은 수초에 붙어 조용히 이끼를 뜯어먹고 있는, 손톱만 한 크기의 '딱정벌레 유충'이었다. 게다가 그는 몸집이 너무 작아서 연못에 다다르기 전에 이미 지쳐버릴 것이 분명했다.
나는 다시 연못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든 잠자리들 앞에서 내가 본 것을 이야기했다.
"여러분, '어둠의 늪'에는 연못을 위협하는 딱정벌레는 없습니다. 그곳에 있는 것은 그저 작은 유충일 뿐입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하루살이 떼는 더욱 거세게 윙윙거리며 나를 '가짜 소문을 퍼뜨리는 자'로 몰아갔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이야기에 너무 깊이 심취해 있었고, 진실을 외면하려 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본 것을, 내가 꿰뚫어본 것을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내가 구해줬던 실잠자리들이 나서서 나의 용기를 증언했다.
시간이 흐르자, 몇몇 현명한 잠자리들이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들도 직접 '어둠의 늪'을 확인하러 떠났고, 돌아와서는 나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했다. 결국, '거대 딱정벌레'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하루살이 떼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고, 연못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3만 개의 눈으로도, 진실을 보려 하지 않으면 쉽게 속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소문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위험한지 말이다.
나의 생각!
우리는 매일 수많은 '소문'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갑니다. 때로는 자극적이고, 때로는 그럴듯하게 들리죠.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나요? 누군가의 '윙윙'거림에 휩쓸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3만 개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믿고 있나요? 혹 믿고 싶은 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니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