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짐 자전거의 "나의 하루" (1~ 5화) - 프롤로그,(1화) 내 허리가 휘청!

안녕하세요? '독거놀인'입니다.

(프롤로그) 

"나는 이 집의 검은 무쇠 소(牛)올시다"

내 소개를 먼저 하지. 나는 1978년산, 삼천리표 짐 자전거다. 

요즘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날렵하고 가벼운 '알루미늄' 따위와는 뼈대부터 다르다. 온몸이 시커먼 무쇠 통뼈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상남자'지. 내 주특기는 쌀 두 가마니쯤은 가소롭게 버텨내는 튼튼한 허리(짐받이)와, 동네방네 내가 간다고 광고를 해대는 우렁찬 목청("따르릉!", 그리고 브레이크 잡을 때의 비명 "끼이익!")이다.

나의 하루는 새벽녘, 주인 양반(당신들이 '아버지'라 부르는 그분)의 거친 손길이 내 차가운 핸들을 잡는 순간 시작된다. 

주인 양반은 나를 '애마'라고 부르지만, 사실 나는 그 집의 '무쇠 소'나 다름없다. 내 안장 위에는 늘 주인 양반의 고단한 무게가 실리고, 내 짐받이에는 그 집 식구들의 밥줄이 실리니까.

나는 말을 못 하지만, 다 느낀다. 

오르막길에서 주인 양반의 허벅지가 얼마나 터질 듯이 조여오는지, 월급날 저녁 콧노래를 흥얼거릴 때 핸들을 잡은 손이 얼마나 경쾌한지, 그리고 가끔 삶이 버거워 내 몸체에 기대어 한숨 쉴 때 그 숨결이 얼마나 뜨거운지.

이것은 30년 넘게 한 가장의 다리가 되어 비포장 자갈길을 달려온, 어느 투박한 짐 자전거의 회고록이다. 

자, 내 페달에 힘이 들어간다. 꽉 잡아라. 출발한다! 따르릉!



(1화) 내 허리가 휘청! 공포의 연탄 배달 작전

"주인 양반! 이러다 내 허리(프레임) 두 동강 나겠소!" 젠장, 오늘이 그날이다. 1년 중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날, 연탄 들이는 날!


찬 바람이 내 무쇠 뼈마디를 시리게 하던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아침부터 주인 양반의 표정이 비장했다. 올 것이 왔구나. 월동 준비의 꽃, 연탄 배달 작전의 날이다.

연탄 가게 앞. 주인 양반은 내 넓은 짐받이 위에 검은 연탄을 쌓기 시작했다. 백 장, 이백 장... 아니, 주인 양반! 거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내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호떡처럼 납작해지는 게 안 보이시오? 무게중심이 뒤로 쏠려 앞바퀴가 자꾸만 하늘로 솟구치려 했다.

"거뜬하다, 우리 애마는!"

주인 양반은 내 속도 모르고 엉덩이를 툭 치더니 핸들을 잡고 끌기 시작했다. 평지는 그나마 나았다. 문제는 집으로 가는 마지막 깔딱 고개. 바닥은 얼어붙어 미끄러웠고, 내 등 뒤의 연탄 탑은 툭 치면 무너질 듯 위태로웠다.

주인 양반의 거친 숨소리가 내 핸들을 타고 전해졌다.

"으랏차차! 조금만 더!" 주인 양반은 온몸으로 나를 밀어 올렸다. 나는 미끄러지지 않으려 타이어의 고무 마찰력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땅을 움켜쥐었다. 내 체인은 끊어질 듯 팽팽해졌고, 프레임 이음새마다 '끼익 끼익'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때였다. 돌뿌리에 내 뒷바퀴가 걸리면서 연탄 탑이 우르르 무너질 뻔했다. 순간, 주인 양반이 자신의 몸을 던져 나를 떠받쳤다. 

"헉!" 하는 소리와 함께 주인 양반의 어깨가 내 무거운 몸체에 짓눌렸다. 아팠을 거다. 나도 안다. 저 양반, 오늘 밤 파스 냄새 진동하겠구나.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했을 때, 주인 양반은 땀범벅이었고 나는 녹초가 되었다. 광에 가득 찬 연탄을 보며 허허 웃는 주인 양반을 보니,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 프레임이 욱신거렸다. 그래, 올겨울도 이 집 식구들 엉덩이는 내가 책임진 거나 다름없지.


나의 생각!

"가끔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가 내 등에 실릴 때가 있지. 하지만 나를 믿고 온 힘을 다해 밀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무식한 무게도 어떻게든 버텨지더란 말이다. 그게 가장과 나의 파트너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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