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짐 자전거의 "나의 하루" (1~ 5화) - (4화) 짐칸에 실린 가장 가벼운 행복

안녕하세요? '독거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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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달빛 라이딩 - 짐칸에 실린 가장 가벼운 행복

"오늘 100kg을 날랐던 내 등에, 지금은 고작 500g짜리 봉투 하나가 실려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페달을 밟는 주인의 발걸음은 오늘 중 가장 힘차다."



1. 해방, 그리고 낯선 가벼움

저녁 7시. 드디어 시장통의 전쟁이 끝났다. 마지막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내 뒤 짐칸은 텅 비어 있었다. 쌀포대가 짓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지자, 휘어졌던 내 허리(프레임)가 '팅-' 하고 탄성을 되찾았다.

솔직히 말해서, 이 순간의 기분은 묘하다. 마치 족쇄를 풀고 나온 죄수가 된 기분이랄까? 타이어는 지면에 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경쾌한 마찰음을 냈고, 하루 종일 비명을 지르던 체인도 한결 부드럽게 돌아갔다.

김 씨 아저씨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그의 굽었던 등이 모처럼 펴졌다. 그는 휘파람까지 불며,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강변 자전거 도로 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어라? 주인 양반, 집으로 바로 안 가고?'


2. 500g의 위대한 승객

아저씨가 멈춰 선 곳은 시장 입구의 허름한 통닭집 앞이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저씨는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을 꺼내 노릇하게 튀겨진 '옛날 통닭' 한 마리를 샀다.

툭.

아저씨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종이봉투를 내 짐칸에 무심하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떨어지지 않게 고무 바으로 살짝 고정했다.

겨우 500g 남짓. 오늘 내가 날랐던 쌀가마니 하나 무게의 40분의 1도 안 되는 무게다. 내 강철 짐칸에 실리기엔 너무나 하찮고 가벼운 존재.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저씨가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의 발에서 전해지는 에너지가 오늘 하루 중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느꼈다.

쌀 100kg을 싣고 오르막을 오를 때의 그 '죽지 못해 밟는' 페달링이 아니었다. 그것은 설렘과 기쁨으로 충만한, 경쾌한 리듬의 페달링이었다.


3. 달빛을 가르는 퇴근길

어둠이 내린 도시 위로 가로등이 하나둘 켜졌다. 우리는 강변 도로를 달렸다. 시원한 강바람이 내 몸에 붙어 있던 땀과 먼지를 식혀주었다. 

쌩쌩 지나가던 매끈한 승용차들도 퇴근 정체에 갇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타고 유유히 그들을 추월했다.

따르릉- 따르르릉-

아저씨가 기분 좋게 벨을 울렸다. 평소엔 비키라고 신경질적으로 울리던 그 소리가, 지금은 마치 콧노래처럼 들렸다.

내 등 뒤에 실린 500g짜리 통닭 봉투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겨왔다. 나는 깨달았다. 무게는 물리적인 질량으로만 측정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짊어지는 무게는, 깃털보다 가볍고 달빛보다 환하다는 것을.

오늘 가장 가벼운 승객을 태운 나는, 가장 행복한 짐 자전거가 되어 달빛 속을 달렸다.



나의 생각!

"당신에게 '가장 가벼운 500g'은 무엇인가요? "

물리적인 무게는 저울이 알려주지만, 삶의 무게는 마음이 결정합니다. 억지로 떠밀려하는 일은 깃털처럼 가벼워도 천근만근처럼 느껴지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꺼이 하는 일은 쌀가마니보다 무거워도 콧노래가 나오기 마련이죠.

오늘 하루, 의무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퇴근하는 당신의 빈손에, 혹은 빈 뒷좌석에 무엇을 실으셨나요? 식어버린 통닭 한 마리라도 좋습니다. 당신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그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시길 바랍니다.



[다음 화 예고 - 최종화]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길을 달렸지만, 김 씨 아저씨의 집은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하루의 마지막 에너지를 짜내어 오르는 가파른 언덕길. 그리고 그 끝에서 짐 자전거가 마주한 자신의 늙고 병든 몸에 대한 진솔한 고백. 제5화 <녹슨 불꽃: 우리가 내일도 달리는 이유>에서 짐 자전거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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